한국인의밥상 제주 뿌리채소 당근 월동무
제주의 바람과 돌을 견디며 살아가는 남매, 김슬기(46세)와 김우람(45세).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은 제주에서 농부로서의 삶을 일구어가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돌담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삶의 일부입니다. 거센 바람을 막아주는 ‘집담’, 울타리 역할을 하는 ‘울담’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척박한 제주 땅에서 생명의 터전을 지켜왔습니다. 남매가 제주에 정착한 이후, 이 돌담처럼 든든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새로운 삶에 적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농사의 ‘농’자도 몰랐던 남매였지만, 제주 특유의 거친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배워가며 진정한 농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농사는 단순한 작물이 아니라, 제주 땅의 특성과 전통을 담고 있습니다. 해녀들이 사용하는 ‘비창’을 활용해 당근을 수확하는 세심한 손길, 그리고 제주에서만 자라는 토종 흰고구마와 단지무를 기르는 정성은 그들의 노력과 배움의 결과입니다. 비록 숱한 실패를 겪었지만, 마을 어르신들에게 배운 지혜를 바탕으로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남매가 키우는 당근은 50년 동안 당근 농사만을 지어온 이인순(80세) 어르신도 인정할 정도로 훌륭합니다. 그러나 이 어르신조차도 바쁜 농사일 탓에 정작 당근을 음식으로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남매는 직접 요리를 해 어르신께 대접하기로 합니다. 깍둑썬 무 대신 당근을 넣어 새롭게 해석한 ‘당근깍두기’, 채 썬 당근을 달달 볶아 불린 쌀 위에 올려 지은 ‘당근밥’, 배고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흰고구마메밀범벅’, 그리고 담백하면서도 영양이 가득한 ‘무콩국’까지. 남매가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정과 제주 농업의 가치가 담긴 특별한 밥상이 되었습니다.
제주의 거친 환경을 이겨내고, 그 땅에서 새로운 삶을 일궈가는 남매. 이들은 단순한 농부가 아니라, 제주의 전통을 이어가는 이들이자, 제주 땅과 마을 공동체에 뿌리를 내린 가족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정착기가 아니라, 자연과 사람, 그리고 전통이 어우러진 제주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제주의 땅을 지키고, 그 속에서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는 김슬기, 김우람 남매와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제주 농업과 따뜻한 공동체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속되길 바랍니다.
전국 무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제주 ‘월동 무’. 그중에서도 월동 무 생산량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성산읍의 겨울은 분주하다. 성산읍 신풍리는 드넓은 무밭과 밭담을 따라 오래된 초가집과 연자매(말방아), 당숲 등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한겨울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초록으로 가득한 들녘은 무 뽑기가 한창! 채소가 귀한 겨울에 수확하는 월동 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농부들은 겨울이 가장 바쁜 계절이 되었다. 제주어로 ‘놈삐’라고 부르는 무는 텃밭인 ‘우영’에 심어두고 겨우내 먹었던 없어서는 안 될 겨울 식량. 겨울 무는 산삼 못지않게 영양이 좋아 동삼(冬參)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약이 없던 시절에는 기침이 멎지 않는 자식을 위해 무를 조려서 만든 무조청을 한 술 떠먹이기도 했었는데. 돼지의 앞다리 사이 뼈인 ‘접짝뼈’와 무청, 무를 비져 넣고 푹 고아낸 접짝뼈국은 잔칫날에나 먹던 귀한 음식. 무와 마찬가지로 가장 흔했던 메밀은 반죽을 얇게 부쳐내 무채를 올려 빙빙 말아내면 ‘빙떡’ 완성. 삼삼한 빙떡에 빠질 수 없는 옥돔구이까지. 바람과 돌이 전부였던 섬. 돌멩이에 빌 정도로 척박했던 섬, 추위를 견디고 단맛을 품은 무처럼 고단한 섬살이를 이겨낸 신풍리 사람들을 만나본다.
추억의 찐빵부터 구수한 냄새 풍기는 뻥튀기까지 온갖 먹거리들도 가득한 오일장에 금슬 좋기로 소문난 손현숙(66세) 씨, 심충택(68세) 씨가 장 구경을 나섰다. 6년 전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귀농한 부부는 도시 생활을 오래 했지만, 시골에서 자란 터라 자연스럽게 시골로 돌아오게 되었단다. 귀농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을 듣던 부부는 작고 생김새도 울퉁불퉁하지만 맛 좋은 토종작물에 관심갖게 되었고, 토종 배추인 ‘의성배추’를 비롯해 ‘갓무’, ‘삼동파’, ‘흑찰옥수수’등 여러 작물을 심으며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내가 농사지어 직접 거둔 씨앗을 뿌려 수확했을 때의 뿌듯함이 토종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데. 뿌리가 무처럼 크게 자라는 ‘의성배추’는 배춧잎부터 뿌리까지 버릴 것이 없다. 잎은 잎대로, 뿌리는 뿌리대로! 배추뿌리를 쪄서 콩가루에 묻혀 먹던 배추뿌리콩가루찜은 간식이 귀하던 시절의 별미. 무청보다 부드러운 것이 특징인 배추시래기로 만든

배추뿌리코다리찜과 콩물을 넣어 팔팔 끓인 시래기콩탕까지 추위에 움츠러드는 몸과 마음을 채우는 따뜻한 한 끼가 완성된다.
한국인의밥상 제주 뿌리채소 당근 월동무

■ 제주특별자치도 성산읍 신풍리
신풍리체험휴양마을
064 782 7445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제주생명밥상
https://smartstore.naver.com/jejulifetable
■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내촌면
율경농산
010 3205 1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