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산달도 도시락 거제도 철부지 연하남을 구한 명랑 아지매 김경숙 김성준 주문처
물결치는 바다를 품은 작은 섬, 경남 거제 산달도. 차로 한 바퀴 도는 데 10분 남짓한 이 섬의 바닷가에 소박하지만 특별한 도시락집이 있다. 주인공은 반달 눈웃음이 매력적인 김경숙 씨(55)와 전직 프로축구선수 김성준 씨(50) 부부. 이들은 2년 전, 아무 연고도 없는 섬에 정착해 도시락집을 시작했다. 아내는 처음엔 반대했지만, “낚시하며 여유롭게 살자”는 남편 말에 용기 내어 함께 이곳에 들어왔다.
하지만 섬살이는 생각보다 더 분주했다. 해 뜨기 전부터 시작해 많게는 하루 400개까지 도시락을 만드는 일상. 남편은 재료 손질과 썰기를, 아내는 무치고 볶는 조리를 맡으며 ‘척하면 척’ 눈빛만 봐도 통하는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다. 지칠 때면 남편의 너스레 한마디가 큰 힘이 되는데, 특히 “손톱 손질하게 해줄게”라는 유행 지난 농담조차 아내를 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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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4시, 마지막 낚싯배가 떠나고 나서야 부부의 하루는 끝난다. 그러나 부부의 임시 보금자리엔 싱크대도, 가스레인지도 없어 마음 편히 쉬기 힘든 상황. 올봄엔 식당을 열 계획이지만 그 전까지는 지인의 빈집에서 지내야 한다.
경숙 씨는 젊은 시절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며 호텔 주방과 화장품 판매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성준 씨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되어 주었고, 7년 전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재혼을 걱정했던 그녀였지만, 자녀들은 “엄마가 행복하면 됐다”며 응원해주었다. 특히 3년 전 아들의 결혼식에서 성준 씨가 혼주석을 지킨 모습은 큰 감동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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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의 풍랑주의보로 낚싯배 운항이 멈추자, 부부는 부산 기장에 사는 성준 씨의 어머니를 찾아갔다. 올해 여든을 맞은 시어머니는 한때 해녀로 아들의 축구 뒷바라지를 도맡았던 분. 그런 그녀도 이제는 며느리 경숙 씨를 향한 고마움으로 가득하다. 도시에서의 삶을 접고 낯선 섬까지 따라온 며느리를 보며 “결혼식만이라도 꼭 해주고 싶다”는 바람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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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따뜻한 봄날, 도시락 주문이 폭주하며 작은 소동이 벌어진다. 주문 하나를 놓쳐 한 시간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남편과 통화 중 다소 날 선 말이 오가고 경숙 씨는 속상한 마음을 꾹 눌러 담는다. 하지만 그런 감정도 시어머니 앞에서는 금세 눈물로 터져 나오고, 고된 하루 속에도 가족의 정은 깊어진다.
이 특별한 도시락은 산달도체험휴양마을 체험관 인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문은 전화로만 가능하며, 📞 김경숙 010-4803-5536 / 김성준 010-5788-3772 로 연락하면 된다. 도시락에 담긴 정성과 이야기가 여행의 맛을 더욱 특별하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