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천안 막창순대 성환순대타운 식당
천안 성환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에게는 평범한 읍내일 수 있겠지만, 제게는 추억의 냄새가 가득 밴 동네입니다. 그중에서도 1일과 6일마다 열리는 성환이화시장 오일장은 유년 시절의 특별한 하루였지요. 그날만큼은 마치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식탁이 된 것처럼, 사람들은 웃고 떠들며 먹고 사고, 정겨운 말들이 오갔습니다. 그 속에서 단연 잊을 수 없었던 건 막창 순대국밥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왜 어머니는 번번이 그 골목에서 순대 한 그릇을 꼭 챙기셨는지. 왜 그렇게 순대 앞에서 표정이 누그러지셨는지. 어린 저에겐 그냥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건 아마도 고단한 하루를 위로해주는 한 끼였던 것 같습니다. 성환이화시장 안쪽에 위치한 순대골목은 오랜 세월 한결같은 자리를 지켜온 곳입니다. 최근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놀랍게도 여전히 불을 밝히고 있던 가게가 있었죠. 그곳의 막창 순대는 여느 순대와는 다릅니다. 시중에 흔히 볼 수 있는 대량 생산품이 아니라, 막창을 손질하고 직접 속을 채워 넣는 정성과 손맛이 담긴 진짜 순대입니다.
김세수 할아버지와 박정호 할머니, 그리고 그 아들 김지용 씨. 세 사람은 이 가게를 3대가 이어오듯 지켜가고 있었습니다. 막창 손질부터 순대 속 만들기, 육수 끓이기까지 어느 하나 대충 넘기는 일이 없었습니다. 특히 막창 순대는 손이 많이 가고 수율이 낮아,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더더욱 보기 어려운 음식이지요. 하지만 이 가족은 오직 그 정통 방식을 고집하며 가게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동네한바퀴 천안 막창순대 성환순대타운 식당
어느 날은 막창 손질을 직접 구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과정이 어찌나 섬세하던지, 음식 하나에 담긴 수고와 노력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습니다. 순대 속을 채워 넣은 막창은 푸짐하게 삶아져 나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뜨거운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막창 순대국밥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맛이었습니다.
국물은 진하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들깨가루와 다진 파, 고춧가루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속을 뜨끈하게 데워줍니다. 막창의 꼬들꼬들한 식감과 고소함은 한 숟가락에 담긴 사소한 감동이었고, 무엇보다 국밥 한 그릇에 담긴 시간의 무게와 가족의 온기가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아들 김지용 씨는 원래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분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삶이자 전부였던 이 순대 가게를 더 이상 외롭게 하지 않기 위해, 과감히 모든 것을 접고 시장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그의 선택은 단지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라질 뻔했던 한 동네의 맛과 기억을 지켜내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요즘 천안을 떠올리면 많은 분들이 호두과자를 먼저 이야기하십니다. 물론 그것도 훌륭한 지역 특산품이지만, 저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진짜 천안의 속살은, 성환이화시장의 장날 한복판에서 피어오르는 김 속에 있습니다. 정성으로 속을 채운 막창 순대, 그걸 뚝배기에 담아 하루 종일 끓여 낸 국밥, 그리고 그 음식을 지키는 가족의 땀이 천안의 또 다른 얼굴이 아닐까요?
다음번 천안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장날 날짜를 꼭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시장 골목 깊숙한 곳에서 조용히 불을 지키고 있는 이 집의 순대국밥은, 그 자체로 시간을 먹는 경험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아마, 여러분도 저처럼 오래도록 그 국물 맛을 잊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동네한바퀴 천안 막창순대 성환순대타운 식당
천안 막창순대 성환순대타운 식당:
첫번째 국밥집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성환시장길 8-9 첫번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