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내고향 영천공설시장 소머리곰탕 보따리만두 돔배기 과일 고디탕 가게
경북 영천, 그중에서도 정겨운 기운이 가득한 영천공설시장. 이곳은 단순한 재래시장이 아니다. 흙내음 가득한 농산물부터 구수한 장맛이 나는 찬거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끼 식사의 깊이를 알게 해주는 진짜배기 국밥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요즘 ‘6시 내고향’에 소개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소머리곰탕, 보따리만두, 고디탕, 돔배기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가게가 있다고 하니, 안 가볼 수가 없지.
이 집은 따로 간판이 화려하지도 않고, 블로그 포스팅이 넘쳐나는 핫플도 아니다. 하지만 딱 한 번 그 국물 맛을 보면 왜 입소문만으로 시장 한가운데 사람들을 끌어모으는지 바로 알게 된다. 특히 소머리곰탕, 이건 진짜다. 푹 고은 사골국물에 소머리 수육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는데, 한입 넣으면 뽀얀 국물 안에 숨어 있던 고소함과 진한 고기 향이 입안을 사로잡는다. 조미료가 아닌 뼈와 정성으로 우려낸 맛이랄까. 그리고 고기는 결결이 살아 있으면서도 질기지 않고, 한 점 한 점 씹을 때마다 씹히는 재미가 있다. 국물 한 숟갈에 시장 냄새, 아니 정겨운 고향의 향이 확 퍼지는 느낌이야. 그 옆에서 빠지지 않는 인기 메뉴가 바로 보따리만두. 이름부터 재미있다. 보따리처럼 속을 가득 싸맨 커다란 만두인데, 이게 비주얼만 독특한 게 아니라 진짜 맛도 제대로야. 고기와 야채가 꽉 들어차 있는데도 느끼하지 않고, 한입 베어물면 육즙이 촤악- 하고 터져 나온다. 쪄낸 것도 있고, 군만두처럼 구운 것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찐 만두 쪽이 육즙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더 좋더라. 같이 나오는 간장 양념도 적당히 달고 짜서 자꾸 찍어 먹게 돼. 시장표 만두가 이 정도 퀄리티라니, 감탄만 나온다.
6시내고향 영천공설시장 소머리곰탕 보따리만두 돔배기 과일 고디탕 가게
그리고 이 집에서 조금 더 **지역색을 확 느끼고 싶다면 ‘고디탕’**을 시켜봐야 해. 고디는 다슬기의 경상도식 이름인데, 해장에 좋고 단백질도 풍부해서 예부터 몸 보신 음식으로 애용되었지. 맑고 개운한 국물 안에 다슬기 알맹이들이 푸짐하게 들어 있고, 쫄깃한 식감이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산속 계곡에서 끓여온 것 같은 청량함이 국물에 배어 있고, 부추와 미나리가 고디탕의 텁텁함을 싹 잡아줘서 조화가 정말 좋다. 그리고 이걸 소면 말아서 먹으면? 그건 그냥 환상의 콜라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돔배기, 이건 솔직히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메뉴인데, 좋아하는 사람에겐 이 집 돔배기가 찐이다. 참치나 방어 등 기름기 있는 생선 부위를 살짝 데쳐 간장소스와 파, 마늘, 고추 등을 얹어낸 건데, 비린내가 전혀 없고 감칠맛이 미쳤다. 막걸리 한 사발이 절로 생각나는 안주랄까. 시장에서 돔배기를 이렇게 신선하고 섬세하게 내는 집은 정말 드물다. 이 집이 재미있는 건, 메뉴들이 각각 독립된 완성도를 지녔으면서도 서로 궁합이 기가 막히다는 거야. 소머리곰탕 국물과 보따리만두, 혹은 고디탕과 돔배기 조합, 그 어떤 식으로 먹어도 한 상이 푸짐하고 만족스럽다. 마치 시장에서 맛보는 소박한 ‘한정식’ 같은 느낌도 들고, 마주 앉은 사람과 대화 없이도 음식으로 충분히 마음이 통하게 되는 그런 식사랄까.
6시내고향 영천공설시장 소머리곰탕 보따리만두 돔배기 과일 고디탕 가게
요즘은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넘쳐나고, 재래시장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이지만 이런 가게들이 있어서 아직도 시장에는 온기가 있고, 진짜 밥맛이 있다는 걸 느끼게 돼. 방송에 나온 뒤로는 외지 손님들도 많이 찾지만, 여전히 단골 어르신들이 아침 일찍 문 열자마자 와서 곰탕 한 그릇에 밥 말아 드시는 모습을 보면, 이 가게가 단지 ‘맛집’이 아닌, 지역의 일상이자 풍경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