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내고향 맛있을지도 함박스테이크 익산 경양식 레스토랑 돈까스
시간 위에 덮인 버터향 – 익산의 오래된 경양식당 이야기 “6시 내고향” 속 따뜻한 풍경, 그 안의 함박스테이크 한 조각
세월이 아무리 흐르고 입맛이 변해도, 유독 지워지지 않는 맛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경양식’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들뜼던 그 기억. 잘 차려입은 옷차림으로 부모님의 손을 잡고 들어섰던 그 작은 식당. 오늘은 바로 그 시간으로 돌아가 봅니다.
‘6시 내고향’에서 찾아간 전북 익산의 작은 경양식당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골목 안 오래된 식당이지만, 문을 여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이곳은 단지 식사를 하는 장소가 아닌, 누군가의 추억이 묻어 있고 시간이 머무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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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십 년 한결같은 맛, 익산의 자부심 이 식당은 1990년대 초, 지금의 사장님 부부가 작은 꿈을 안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서양 음식이 낯설기도 했지만, 특별한 날이면 아이들 손을 잡고 외식하러 가는 ‘경양식당’은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함박스테이크, 왕돈가스, 그리고 하얀 크림스프 한 그릇. 어릴 적엔 그 한 접시가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졌지요. 이 식당은 지금도 그 맛을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처럼 말이죠. ■ 정성이 밴 한 접시 – 함박스테이크와 돈가스 함박스테이크는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비율 맞춰 다지고, 볶은 양파로 단맛을 더해 하루 숙성시킨 후, 팬 위에서 정성껏 구워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싸는 데미글라스 소스는 식당의 심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뼈, 채소, 토마토 퓌레 등을 넣어 오랜 시간 끓이고 또 끓인 이 소스는 단맛과 감칠맛, 짭조름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진짜 옛날식 데미글라스입니다. 돈가스 역시 얇게 펴지 않고 도톰하게 썰어낸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해 바삭하게 튀겨냅니다. 흔히 보는 얇고 바삭한 스타일이 아닌, 씹을수록 고기의 식감이 살아있는 정직한 돈가스지요. 함께 나오는 샐러드, 볶음밥, 콘마요, 케첩 약간, 그리고 수프 한 그릇까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전형적인 ‘경양식 상차림’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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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보다 진한 건 공간이 품은 온기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단골이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돈가스 먹고 자랐어요”라고 말하는 40대 손님, “이 자리에서 부모님 칠순잔치도 했었어요”라며 웃는 어르신까지.
이 식당이 특별한 이유는 그 ‘맛’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곳이 ‘기억의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맛은 시간이 지나면 잊힐 수 있어도, 정서와 마음을 채워준 공간은 쉽게 잊히지 않지요.
테이블마다 놓인 하얀 레이스, 오래된 찻잔과 벽에 걸린 사진들, 카운터 뒤편 조용히 웃는 사장님의 눈가 주름까지—모든 것이 시간을 말 없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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