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양구 곰취피자 가게 레스토랑 비봉전망타워
강원도 양구, 깊은 산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청정 자연의 고장. 이곳의 명물 곰취는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귀한 산나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 곰취가 예상 밖의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미식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피자 위에 얹혀져 전혀 새로운 형태의 요리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그 특별한 피자를 맛볼 수 있는 장소는 양구 비봉산 자락에 위치한 ‘비봉전망타워’의 3층,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전망카페입니다. 건물 자체는 군사적 상징이 짙은 양구의 특성을 반영해 강인한 외관을 하고 있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고풍스러운 영국 앤티크 도자기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공간 전체를 감싸는 은은한 홍차 향이 이국적인 기운을 더합니다. 이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는 임호영 씨(64). 한때 서울 명동에서 활약하던 패션 디자이너였던 그는 어느 날 삶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화려한 도시의 무대를 내려놓고 고향 근처 양구로 내려온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틈틈이 모아온 영국 왕실 도자기를 바탕으로 이 독특한 공간을 꾸미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이 공간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삶의 감각을 공유하는 문화적 거점입니다.
임 씨는 단순히 수집에 그치지 않고, 홍차에 대한 공부도 병행했습니다. 블렌딩 기술을 익히고, 여러 차를 직접 배합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홍차는 전망대에 오르는 손님들에게 한 잔씩 정성스레 대접됩니다. 그와 함께 등장한 것이 바로 ‘곰취 피자’.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관광객에게 색다른 맛을 선사하고자 시작한 이 메뉴는 이제 이 카페의 간판 음식이 되었습니다.
동네한바퀴 양구 곰취피자 가게 레스토랑 비봉전망타워
곰취 피자의 첫인상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곰취는 밥에 싸먹거나 무침으로 즐겨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도우 위에 부드러운 소스를 펴 바르고, 치즈와 함께 얹힌 곰취 잎이 노릇하게 구워져 나오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특히 피자가 오븐에서 막 나왔을 때 퍼지는 곰취 특유의 은은한 향과 고소한 치즈 향이 어우러지면, 그 궁금증은 곧 입맛으로 이어집니다. 곰취는 생으로 먹으면 살짝 매콤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있지만, 열을 가하면 그 향이 부드럽게 변합니다. 임 씨의 곰취 피자는 이 점을 절묘하게 활용했습니다. 익은 곰취는 마치 시금치처럼 부드럽고, 향긋함은 여전히 살아 있어 이국적인 치즈의 풍미와 조화를 이룹니다. 게다가 피자 소스에도 곰취를 살짝 섞어 풍미의 일체감을 더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의 맛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이 메뉴는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양구 지역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제철 곰취를 직접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보관과 손질 역시 까다로운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식재료의 신선함과 향이 유지되고, 관광객들은 안심하고 건강한 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곰취 피자가 주는 가치는, 단지 입 안의 만족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피자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습니다. 임 씨는 단순히 피자를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양구라는 공간이 가진 정체성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음식에 담아내고 있는 셈입니다. “곰취는 양구의 얼굴 같은 존재입니다. 이 귀한 나물을 조금 더 널리, 새로운 방식으로 알리고 싶었어요. 피자는 누구나 친숙하게 즐기는 음식이잖아요. 이 안에 양구의 산맛을 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임 씨의 말 속에는 단순한 장사의 목적이 아닌, 지역 문화에 대한 애정이 묻어납니다.
동네한바퀴 양구 곰취피자 가게 레스토랑 비봉전망타워
이곳을 찾는 손님들도 곰취 피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는 그 독특한 조합에 흥미를 느껴 찾아오고, 또 일부는 입소문을 듣고 일부러 방문 일정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전망 좋은 창가에 앉아 영국식 찻잔에 담긴 홍차를 음미하며, 곰취 피자를 한 조각씩 나누어 먹는 그 시간은 여행자의 기억 속 깊이 자리 잡을 특별한 추억이 됩니다.
양구의 곰취 피자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이며, 느림의 미학을 일상 속에 되살리는 작은 예술입니다.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삶의 속도를 늦추고 싶으시다면, 이곳 비봉전망타워에서 한 조각의 곰취 피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추천드립니다. 아마도 그 한 입이, 여러분의 미각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녹여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