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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영덕 축산항 물가자미 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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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영덕 축산항 물가자미 횟집

 

 

 

물빛이 부서지는 길, 영덕 축산항.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어선들과 그 어판장 주변으로 몰려든 상인들 사이에서 봄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물가자미’. 매년 4월과 5월, 영덕에서는 물가자미가 가장 실하고 맛있는 시기를 맞이합니다. 이 시기에 축산항을 찾는다면 어김없이 들르게 되는 곳이 하나 있습니다. 50년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작은 식당, 강상숙 여사의 물가자미 전문식당입니다.

이곳은 입소문이 자자한 ‘숨은 고수의 부엌’ 같은 공간입니다. 번듯한 간판도, 화려한 인테리어도 없지만,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드는 이유는 단 하나. 생선 한 마리로 상을 차려내는 그 손맛의 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물가자미는 어떤 생선일까? 물가자미는 일반 가자미와는 달리, 수분이 많고 살결이 부드럽습니다. 특히 봄철에는 알이 꽉 차고, 육질이 탱탱하게 올라 깊고 담백한 맛을 냅니다. 이맘때쯤 영덕 앞바다에 풍성하게 잡히기 시작하며, 축산항은 물가자미를 실은 어선들로 아침부터 들썩입니다. 이 물가자미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이 적고,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가득해 두뇌 발달과 심혈관 건강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생선입니다. 무엇보다 부드러운 육질 덕분에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먹기 좋죠.

동네한바퀴 영덕 축산항 물가자미 횟집

 

 

 

■ 강상숙 여사의 물가자미 한 상 축산항에는 물가자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집이 몇 군데 있지만, 유독 많은 사람들이 이 집을 찾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인장 강상숙 여사는 무려 5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생전에 배를 몰며 고기잡이를 했고, 그녀는 그 배에서 선원들의 식사를 도맡아 해왔습니다. 그때 배 위에서 만들어진 요리법이 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니, 말 그대로 갑판 위의 손맛이 육지까지 이어진 셈입니다. 이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물가자미정식’입니다. 2만 원이라는 가격에 실한 생선 한 마리가 통째로 구워져 나오고, 다양한 반찬이 물가자미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나옵니다. 조림, 구이, 무침, 전, 찜 등 종류도 다양하고, 각각의 요리가 너무도 정갈하고 깊은 맛을 냅니다. 생선이 하나의 테마처럼 상 전체를 이끄는 방식은 보기 드문 구성이지요. 찌개를 좋아하신다면 ‘물가자미찌개(14,000원)’를 추천드립니다. 된장과 함께 오래 끓여낸 찌개는 바다 내음이 가득하고, 국물 한 숟갈에 피로가 싹 풀리는 듯한 맛입니다. 이외에도 횟밥, 물회(각 14,000원)와 막회(5만원) 등 물가자미를 활용한 다채로운 메뉴들이 손님들의 취향을 저격합니다.

■ 걷는 즐거움 위에 얹는 한 끼 이 식당이 있는 축산항은, ‘영덕 블루로드’의 핵심 구간이기도 합니다. 블루로드는 이름처럼 파란 바다를 끼고 걷는 트레킹 코스로, 바다와 산, 그리고 어촌 마을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자랑합니다. 걷는 길이 주는 묘한 정화의 시간 속에서 허기가 밀려들 때쯤 도착하게 되는 이 식당. 그래서 이 물가자미 한 상은 단순한 식사 그 이상으로 느껴집니다. 식당 벽에는 블루로드를 완주한 사람들이 남긴 작은 메모들이 걸려 있습니다. “다리는 아팠지만, 이 밥상 앞에서는 모든 고생이 보상받는 기분”, “다시 영덕에 온다면 꼭 들를 것” 같은 문장들에서 손님들의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 내 어린 시절 물가자미 낚시 이야기 개인적으로 저는 물가자미에 대한 추억이 꽤 오래됐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가족들과 바닷가로 여행을 갔을 때, 조그마한 낚싯대를 들고 바닷가 방파제에 앉아 가자미를 기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른들은 “물가자미는 잡기 어렵다”고 했지만, 그날따라 운이 좋았는지 정말 작고 귀여운 물가자미 한 마리가 제 낚싯대에 걸렸습니다. 그 작은 물고기를 바라보며 두근거리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머니는 그 가자미를 살짝 말려 조림을 해주셨는데, 그게 제 생애 첫 ‘내가 잡은 생선 요리’였지요. 그래서일까요? 지금도 물가자미를 보면 그때의 설렘과 어머니의 손맛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강상숙 여사의 물가자미 요리를 맛봤을 때, 그 시절의 기억이 입안에서 되살아나는 듯했습니다. 단순히 맛있다기보다, 따뜻하다, 익숙하다, 편안하다… 그런 감정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동네한바퀴 영덕 축산항 물가자미 횟집

■ 바다와 함께한 시간의 맛 이곳 식당의 진짜 매력은 손맛보다도 그 손맛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선장이었던 남편과 함께 바다에서 생계를 꾸리고, 하루 세 끼를 책임졌던 삶의 흔적이 지금의 음식에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단지 요리 하나로 50년을 버텨왔다는 것이 아니라,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한 상’을 내어주며 지켜온 신뢰와 시간의 맛이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새벽에 문을 열고, 정갈하게 반찬을 준비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강 여사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이 마을의 풍경이자 문화입니다. ■ 다시 떠나고 싶은 이유, 물가자미 한 상 요즘은 관광도, 식사도, 경험도 ‘기억에 남는 것’을 추구하는 시대입니다. 그런 면에서 영덕 축산항의 이 식당은 아주 특별한 목적지가 되어줍니다. 블루로드를 따라 걸으며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그 끝에서 마주한 따뜻한 물가자미 한 상. 이건 단순한 ‘맛집 탐방’이 아니라, ‘일상으로부터의 짧은 탈출’이자 ‘나를 위한 보상’ 같은 느낌입니다.

동네한바퀴 영덕 축산항 물가자미 횟집

 

횟집 식당 :

 

 태화식당(물가자미 횟집)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길 29-2

054-732-4007

 

 

다시 그 바다로, 다시 그 식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그게 이 집이 가지는 진짜 힘이 아닐까요? 혹시 봄날, 어디로 떠나야 할지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영덕 축산항으로 향해 보세요. 바다를 따라 걸으시고, 물가자미로 채워진 따뜻한 한 끼를 맛보신다면, 몸과 마음이 모두 가벼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실 겁니다. 이유 있는 50년 손맛, 물가자미 한 상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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