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목포 이탈리아 요리 고든램지 비프웰링턴 식당 목포역

“플랫폼에서 주방으로” — 목포의 작은 역에서 시작된 이탈리아 한 접시의 기적 철길 위를 달리던 인생이, 이제는 한 조각의 요리로 이야기를 씁니다. 그 이야기가 시작된 곳은 목포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조용한 골목. 아스팔트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눈앞에 유럽의 한 골목처럼 느껴지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창문에 걸린 작은 화분, 붉은 벽돌과 크림색 석조가 어우러진 외관, 그리고 이름 모를 클래식 음악이 조용히 흘러나오는 가게 한 곳.
이곳은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식당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 벽면을 가득 채운 이탈리아 풍경화들이 먼저 반깁니다. 토스카나 언덕, 시에나의 성당, 베네치아의 운하. 그림 같기도 하고 사진 같기도 한 그 장면들 속에선 진짜 이탈리아가 숨 쉬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풍경을 요리처럼 담아낸 사람, 그는 바로 박석민 셰프, 혹은 한때 수많은 이들의 길을 안내하던 ‘목포역장’입니다.
동네한바퀴 목포 이탈리아 요리 고든램지 비프웰링턴 식당 목포역
40년 철도 인생, 그리고 전혀 다른 꿈 박석민 씨는 40년 동안 철도 공무원으로 일했습니다. 승강장에서, 역무실에서, 수많은 배웅과 마중 사이를 지났고, 정해진 시간표 속에서 정확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정년퇴직을 하던 날, ‘이번엔 나를 위한 기차를 타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기차의 목적지는, 다름 아닌 이탈리아. 요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그는 60세의 나이에 이탈리아 요리학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력서 대신 역무일지를 들고, 전통적인 셰프들 사이에서 혼자 중절모를 쓰고 수업을 들었습니다. 언어도, 문화도, 속도도 낯설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성실했고, 누구보다도 뜨거웠습니다.
이탈리아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직접 파스타 반죽을 배우고, 포도밭 근처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를 굽고, 그렇게 몇 년이 흘러 목포로 돌아왔을 때, 그는 더 이상 ‘역장’이 아니라 ‘셰프’였습니다.
🍽️ 고든 램지보다 진한, 목포표 비프 웰링턴 이 식당의 대표 메뉴는 비프 웰링턴. 고든 램지의 시그니처 요리로 알려진 이 메뉴는, 언뜻 보면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을 법한 요리입니다. 하지만 박 셰프는 목포의 식탁 위에 이 요리를 올렸습니다. 그는 버섯 소스를 ‘듀셀’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표고랑 양송이 잘게 다져서 들기름에 볶는 거예요.” 그리고 소고기 안심은 마트에서 고른 국내산 한우를 씁니다. 파프리카를 갈아 만든 소스를 살짝 곁들이면, 묘하게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인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이 요리를 ‘기다리며 먹는 법’입니다. 주문이 들어가면 박 셰프는 손수 반죽을 꺼내 굽고, 오븐 앞을 서성이며 온도를 조절합니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주는 설렘, 그리고 완성된 한 접시의 깊이. 이것이 바로 ‘목포 웰링턴’의 매력입니다.
🍝 작은 접시에 담긴 지중해의 노래 비프 웰링턴 외에도 이곳에서는 각종 파스타, 리조또, 브루스케타, 심지어 티라미수까지 직접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그 맛은 단순히 ‘이탈리아의 재현’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이탈리아를 한국의 식재료로 번역한 요리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 파스타의 소스에는 들깻가루가 약간 들어갑니다. 이탈리아 현지의 산미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박 셰프만의 레시피죠. 리조또에는 조개 대신 바지락을 쓰고, 올리브오일 대신 들기름을 살짝 첨가해 향을 살립니다.
그는 말합니다. “내 요리는 레시피보다 경험이 더 중요해요. 철도에서 배운 정직함, 시간의 소중함, 기다림의 미학… 그걸 그대로 음식에 담으려고 해요.”
동네한바퀴 목포 이탈리아 요리 고든램지 비프웰링턴 식당 목포역
요즘 이 식당을 찾는 사람 중에는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박 셰프의 책장에는 오래된 열차 모형이 놓여 있고, 어떤 손님은 역장 시절의 박 셰프를 기억하며 찾아오기도 합니다. “목포역에서 표 끊어주셨던 분이 요리를 해주시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그 말에 박 셰프는 웃으며 대답합니다. “이젠 표 대신, 맛있는 한 끼를 드려요.”

동네한바퀴 목포 이탈리아 요리 고든램지 비프웰링턴 식당 목포역 :
피렌체역 식당
전남 목포시 호남로58번길 2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