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보은밥상 보약밥상 자연산버섯전골
깊은 숲의 맛을 담다, 보은 속리산 자연산 버섯전골 보은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속리산을 먼저 떠올리십니다. 천년 고찰 법주사가 자리 잡은 이 명산은 사계절 각기 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어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죠. 하지만 이번 여정에서는 산행도, 사찰 탐방도 아닌, 조금 특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연이 차린 밥상, 그 중에서도 속리산에서 자란 자연산 버섯으로 끓여낸 버섯전골을 맛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보은밥상 보약밥상 자연산버섯전골
뿌리 깊은 산골 지혜에서 태어난 한 냄비 보은은 땅이 비옥하고 산이 많아 예로부터 농사도, 약초 채취도 성했던 지역입니다. 봄에는 냉이와 두릅, 여름이면 고사리와 취나물, 가을에는 송이와 싸리버섯 같은 귀한 산물들이 산을 가득 메웁니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땅이 얼어붙는 계절에는 식탁에 올릴 거리를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그래서 이 고장 어르신들은 가을철에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버섯을 염장하거나 건조시켜 저장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준비된 귀한 재료가, 겨울철 아랫목에서 끓여내는 따뜻한 버섯전골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단지 음식을 넘어서서, 보은 사람들의 계절을 대하는 태도이자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전통입니다.
🍲 비범한 국물, 속리산이 빚은 향과 맛 한 그릇의 버섯전골.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버섯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배용 버섯이 아닙니다. 속리산 깊은 산자락에서 자생하는 싸리버섯, 능이버섯, 잔나비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등, 자연이 기른 재료들이 국물의 중심을 이룹니다. 처음 국물을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자극 없는 순수한 맛이 입안을 맴돕니다. 감칠맛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개운하게 마무리되는 깔끔함. 짠맛이나 매운맛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입맛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자연의 맛’입니다. 아마 기교보다는 진심, 자극보다는 본연의 깊이를 추구했던 어머니들의 손맛과 비슷하다고 표현하면 더 와닿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보은밥상 보약밥상 자연산버섯전골
하나하나 식감이 다릅니다 버섯전골이 재미있는 건 입 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의 다채로움 덕분입니다. 두툼하면서도 탄력이 있는 상황버섯, 결이 살아 있어 부드럽게 씹히는 노루궁뎅이버섯, 그리고 톡톡 터지는 듯한 싸리버섯까지. 종류마다 씹는 느낌이 전혀 다르고, 맛의 농도도 다르게 퍼집니다. 거기에 함께 넣어 끓인 채소와 두부, 때로는 들깨가루나 들기름이 은은하게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입이 심심할 틈이 없고, 국물 한 모금마다 속이 데워지는 따스함이 배어납니다. 어느새 이 전골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그날의 공기와 산의 냄새, 재료를 손질한 사람의 손끝까지 상상하게 만드는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이쯤 되면 ‘한 끼’가 아닌 ‘하루의 위로’가 됩니다.
🌳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먹는 음식 보은의 자연산 버섯전골을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음미하는 것입니다. 국물 한 숟가락, 버섯 한 젓가락마다 담긴 풍미를 느끼고, 그 안에서 숲의 기운과 손맛의 결을 느껴보는 거죠. 식당 안에는 대체로 큰 창문이 있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눈 덮인 산등성이가, 때로는 잔잔한 나뭇잎 흔들림이 반찬처럼 곁들여지는 순간들. 도심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쉼표를 찍어주는 진짜 힐링의 시간입니다. 버섯을 채취한 주인장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정성과 노력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어느 산, 어느 날, 얼마나 기다려 채취했는지를 들으며 다시 국물을 떠보면, 그 깊이가 한층 더 진하게 다가옵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보은밥상 보약밥상 자연산버섯전골
속리산 여행의 보은 속리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그곳에서 나오는 음식, 특히 이 버섯전골은 산이 주는 가장 자연스러운 선물입니다. 깊은 산속에서 오랜 시간 기다린 버섯 한 송이, 그것을 손질해 정갈한 전골로 끓여낸 시간의 조각들. 그 안엔 농사짓는 사람의 마음,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의 숨결, 음식을 내어주는 사람의 정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보은으로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유명한 사찰과 산책로도 좋지만, 꼭 이 버섯전골 한 끼를 경험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관광지에서는 얻을 수 없는, 지역이 가진 진짜 속살을 맛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 자연이 당신을 끓여낸다면 이런 맛일까요? 보은의 자연산 버섯전골은 어떤 의미에선 ‘시간이 만든 음식’입니다. 급히 끓일 수도 없고, 억지로 맛을 낼 수도 없습니다. 그 안에는 채취의 인내, 저장의 지혜, 끓이는 정성이 모여 하나의 온기가 됩니다. 혹시 요즘, 복잡한 맛보다는 단순하지만 깊은 맛을 원하고 계신가요? 혹은 일상에 쉼표가 필요하신가요? 그렇다면 보은으로 떠나보세요. 속리산 아래 그 조용한 식당 한편에서, 자연은 오늘도 조용히, 하지만 분명한 울림으로 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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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병산골가든(자연산버섯전골)
주소>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삼가구병길 141
연락처> 043-543-2131
* 영업시간은 12:00~18:00입니다.
* 휴무일은 없으나, 상황에 따라 비정기적 휴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개인 사정으로 인해 6월까지 휴무입니다. 방문 전 전화 부탁드립니다.
* 방송이 나간 후 손님이 몰릴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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