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목포 밥상 중깐 탕수육 짜장면 중국집 중식당
물결이 넘실거리는 항구 도시, 전라남도 목포.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문물이 오가던 이곳은 그만큼 다채로운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도시다. 특히 목포는 ‘남도의 미식 도시’라 불릴 만큼 바다와 육지에서 난 귀한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며 각양각색의 맛을 품고 있다. 그런 목포의 식문화를 담아낸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300회는 가히 의미 있는 회차라 할 수 있다. 이 회차에서는 전설의 바둑기사 조훈현과 함께 목포 곳곳의 백반을 맛보는 여정을 담았고, 그 중에서도 단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목포만의 독특한 중식 문화 — 바로 ‘중깐’ 자장면과 탕수육이었다.
백반기행 목포 밥상 중깐 탕수육 짜장면 중국집 중식당
특별한 서비스 문화, 목포식 ‘정의 밥상’ 이 지역 중식당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서비스’에 있다. 일반적으로 중식당에서 자장면 한 그릇을 시키면 자장면이 나오는 것이 전부지만, 목포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중깐 자장면 한 그릇을 시켜도 곁들여 나오는 음식이 만만치 않다. 탕수육 몇 점, 군만두 한 접시, 때로는 미니 짬뽕이나 옛날 자장면이 함께 제공되기도 한다. 단골 손님이 아니라도, 혼밥을 하러 온 이들에게도 예외 없는 서비스다. 이는 단순히 덤을 준다는 차원을 넘어서, 남도 특유의 인심과 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식문화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처음 목포를 방문한 여행자들은 이 서비스를 보고 다소 당황할 수 있다. 주문하지 않은 메뉴가 함께 나오니 ‘잘못 나왔나?’ 싶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이는 이 지역 중식당의 고유한 환대 방식이다. 손님이 배부르게 먹고 가기를 바라는 주인의 마음, 다양한 요리를 한 번에 맛보게 하려는 배려가 담긴 행동이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이런 넉넉한 상차림은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이기에 더 큰 감동을 준다.
탕수육도 특별하다, 중깐과의 완벽한 궁합 목포의 중식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주역은 바로 ‘탕수육’이다. 바삭한 튀김 옷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인 탕수육은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이지만, 목포식 탕수육은 그 조리 방식과 맛의 디테일에서 특별함이 느껴진다. 우선 튀김의 바삭함이 두드러진다. 얇고 고르게 튀겨진 탕수육은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으며, 탕수육 소스 또한 지나치게 묽거나 진하지 않아 본연의 고기 맛을 해치지 않는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도 이 같은 공간에서 조훈현과 허영만이 나란히 앉아 자장면을 나누며, 바둑 이야기와 인생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음식이 단순한 포만감을 넘어, 추억과 삶을 이야기하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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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맛과 정, 그 속에 깃든 철학 목포의 중깐 자장면과 탕수육은 단지 입으로 느끼는 맛만이 아니다. 그 안에는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온 조리법, 고집스러운 장인의 손맛, 그리고 손님을 향한 진심 어린 환대가 함께 담겨 있다. 이런 모든 요소가 하나로 어우러져 목포 중식당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낸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목포라는 도시의 맛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을 넘어, 지역 문화와 인간적인 정서를 함께 풀어낸다. 중깐 한 그릇, 탕수육 몇 점, 그리고 푸근한 웃음 속에 담긴 남도의 미학은 오늘날 우리가 잊기 쉬운 ‘따뜻한 식사’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목포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유명 관광지 못지않게 지역의 오래된 중식당을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메뉴판에서 ‘중깐’을 발견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주문해 보자. 그리고 함께 내어주는 탕수육, 군만두, 짬뽕 한 입에도 주인의 정성과 인심을 느껴보길 바란다. 목포에서의 한 끼는 그 어떤 고급 요리보다도 깊고, 따뜻하게 당신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