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양구 브런치 카페 빠에야 사과티라미수
강원도 양구, 평범한 시골 마을의 하루가 흘러가는 듯한 이곳 골목 어귀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한눈에 봐도 도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간판, 의자마다 붙여진 다채로운 스티커, 커다란 창을 통해 퍼지는 고소한 향기. 언뜻 보면 연남동이나 해방촌 어디쯤 있을 법한 이 공간이, 양구의 조용한 시내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곳은 바로 ‘디저트카페 사계절의 식탁’. 이름만큼이나 풍성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 공간은 자매 박새롬(36) 씨와 박이슬(34) 씨가 함께 만들어낸 작은 기적입니다. 도시의 세련된 감각과 시골의 정겨운 온기가 공존하는 이곳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양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하나의 창이 됩니다. 박새롬 씨는 캐나다 대사관 주방에서 일했던 경력을 지닌 셰프입니다. 한식과 양식을 넘나들며 외국인들에게 한국 음식의 깊이를 전달하던 그는, 늘 마음속 한편에 고향 양구를 품고 있었습니다. “양구는 어릴 때부터 저에게는 계절의 냄새가 또렷이 남는 곳이에요. 봄에는 곰취 향이 가득했고, 여름엔 아침마다 안개가 내려앉았죠. 그 기억을 음식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동생 이슬 씨는 서울에서 디저트 파티시에로 활동하던 이력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무스 케이크, 제철 과일을 활용한 디저트, 커피에 어울리는 작은 과자까지 섬세하게 다루던 그는, 점점 비슷해지는 도시의 맛보다, 자신만의 손맛과 감성을 담을 수 있는 ‘고향’에서의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두 자매는 양구의 풍경을 그대로 요리에 담아냅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펀치볼 시래기 빠에야’. 스페인의 전통 요리인 빠에야를 양구식으로 재해석한 이 메뉴는, 양구의 대표 특산물인 펀치볼 시래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은은하게 구수한 향을 지닌 시래기가 올리브오일에 볶이면서 그야말로 식욕을 자극하는 풍미가 퍼져 나옵니다. 겉은 바삭하게 눌리고 속은 촉촉한 밥알, 그 위에 올려진 시래기와 감자, 고추의 조화는 익숙한 듯 낯설고, 낯선 듯 정겹습니다.
동네한바퀴 양구 브런치 카페 빠에야 사과티라미수
디저트 역시 특별합니다. ‘양구 사과 티라미수’는 이슬 씨가 직접 개발한 메뉴로, 일반적인 티라미수와는 다른 산뜻함이 특징입니다. 양구에서 자란 사과는 아삭하고 당도와 산미의 균형이 좋아 콩포트로 만들어 티라미수 위에 곱게 올립니다.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과 사과 콩포트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가볍고 상쾌한 디저트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동네한바퀴 양구 브런치 카체 빠에야 사과티라미수
이들의 도전은 단순한 창업이 아닙니다. 이것은 양구에 새로운 온기를 불어넣는 문화적 실천이자, 사라져가는 고향의 정체성에 현대적인 색을 입히는 작업입니다. ‘사계절의 식탁’이라는 이름처럼, 이 공간은 계절마다 다른 요리, 다른 풍경, 다른 이야기를 품고 변화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점점 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양구로 향하게 합니다.
이제는
수도권에서도 일부러 양구까지 브런치를 먹으러 오는 이들이 생겨났습니다. SNS에 사진을 올리고, 다시 이 가게를 찾고, 다른 친구에게 소개하는 사람들. 그렇게 양구는 지금 새로운 세대에게 ‘맛있고, 감각적이며, 따뜻한 곳’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동네한바퀴 양구 브런치 카페 빠에야 사과티라미수
카페303
강원 양구군 양구읍 중심로 149 1층 카페 033
동네한바퀴 양구 곰취피자 가게 레스토랑 비봉전망타워
동네한바퀴 양구 곰취피자 가게 레스토랑 비봉전망타워 강원도 양구, 깊은 산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청정 자연의 고장. 이곳의 명물 곰취는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귀한 산나물로 사랑
yoni1111.tistory.com
지금 양구에서는, 두 자매의 손끝에서 작지만 강력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양구의 미래를 새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은 가게 한켠에서 마시는 따뜻한 홍차 한 잔이, 오늘 누군가에게는 ‘양구로 이끌린 이유’가 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