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김밥빵 목포 빵집 김빵 베이커리 토마토빵 당근빵 이색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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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좋아한다는 건 단순히 간식을 좋아한다는 의미를 넘어서죠. 어떤 이에게는 하루의 위안이 되고, 또 누군가에겐 삶의 소소한 낙이 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빵 맛집을 찾아다니며 아직 세상에 덜 알려진 빵을 발견할 때면, 보물찾기라도 하듯 마음이 들뜨곤 하죠. 그런데 최근, 단순한 발견을 넘어서 충격에 가까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김빵’. 네, 김밥이 아니라 ‘김빵’입니다.

처음 이 빵의 사진을 봤을 땐, 당연히 김밥이라 생각했죠. 김을 돌돌 말아놓은 외형, 속에는 단무지와 햄, 계란까지. 시각적으로는 완벽한 김밥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빵’이라는 사실을. 김밥이 아니라, 김밥의 외형과 콘셉트를 빵에 입힌 독특한 창작물. 이게 바로 목포의 어느 베이커리에서 탄생한, 상상력이 빚은 작품이라는 것을요.

이 빵의 창시자는 이길주 제빵사입니다. 그는 원래 제빵과는 전혀 관계없는 서울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빵 한 조각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습니다. 그날 이후 반죽의 세계에 빠져든 그는 어느덧 27년째, 오직 빵 하나로 하루를 설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모장에 적고, 바로 다음 날 그걸 반죽으로 구현해낸다고 하니 그의 하루는 실험실 같기도 하고, 예술가의 아틀리에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김빵. 단순한 유머나 형식적 변형이 아닌, 진짜 맛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결과물입니다. 바삭한 김의 질감과 고소한 참기름 향이 퍼지는 반죽 안에 짭조름한 속재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입에 넣는 순간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합니다.

하지만 김빵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그의 진짜 세계는 ‘변형’이 아닌 ‘창조’에 가까운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당근처럼 생긴 ‘당근빵’, 토마토의 윤기와 결을 완벽하게 재현한 ‘토마토빵’, 깨물면 사과잼이 터지는 ‘사과빵’까지.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고, 한 입 먹으면 감탄이 나오는 빵들이 즐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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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주 제빵사의 빵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기발해서’가 아닙니다. 그의 손끝에는 삶이 녹아 있습니다. 실패와 시행착오, 긴 시간 쌓인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을 웃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그 속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빵을 한 입 베어 물면, 단순히 ‘맛있다’를 넘어서 ‘정성이 느껴진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목포라는 도시의 정서와도 이 베이커리는 참 잘 어울립니다. 빠르고 화려한 프랜차이즈의 리듬과는 달리, 이곳의 시간은 느리게 흐릅니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고소한 버터 냄새가 문틈 사이로 퍼지고, 작은 쇼윈도 속에서는 색색의 빵들이 나란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엔 조용한 시골 도시의 소박한 빵집 같지만, 그 속에는 누군가의 열정과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 그리고 진심 어린 마음이 켜켜이 쌓여 있죠.

<동네 한 바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 베이커리가 조명을 받기 시작했지만, 사실 방송이 없었더라도 이곳은 누군가에게는 인생 베이커리였을지도 모릅니다. 빵을 보고 웃고, 먹으며 감동받는 그 경험은 아무리 유명한 방송이나 리뷰보다도 먼저, ‘내 몸과 마음이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니까요. 만약 여러분도 저처럼 빵을 사랑하고, 매일 비슷비슷한 맛에 약간의 권태를 느끼고 있었다면, 목포 여행길에 이 작은 빵집에 꼭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색다른 경험이란, 꼭 유명 관광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때론 길 모퉁이 작은 가게 하나가 여행의 가장 강렬한 기억이 되기도 합니다.

김을 돌돌 만 그 독특한 비주얼,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햄과 단무지, 그리고 한 입 먹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되는 ‘이게 빵이라고?’라는 놀라움. 그것이 이길주 제빵사의 세계입니다. 재미와 진심, 기술과 감성이 어우러진 그의 빵은 오늘도 목포 한가운데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사람들의 하루에 작은 기쁨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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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비지 베이커리 
 
전남 목포시 석현동 66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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